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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 본좌’ 해설가 김정민 “언제나 긍정적 에너지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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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파 게임담당 기자

승인 : 2025. 05. 12. 14:16

"스타크래프트, 저에게는 은인이자 귀인,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벗"
김정민. /이윤파 기자
뛰어난 발성과 편안한 목소리, 게임에 대한 전문성까지. 최고의 스타크래프트 해설자를 꼽을때면 항상 '김정민'이라는 이름이 나왔다.

이후에는 스타크래프트를 넘어 다양한 e스포츠 종목을 누볐고, 이제는 해설자에서 캐스터로 변신에 성공하며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과 친구 같은 친근한 중계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평가도 받는다.

이와 함께 개인 유튜브 채널도 활발하게 운영하며 종합 게임인으로서의 면모도 굳히고 있다. 

2000년 데뷔 이후 게임계에서 25년이 넘게 활약하고 있는 김정민의 목표는 처음과 같다. 언제나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하는 열정적인 게임 방송인으로 사는 것이다.

◆ "무관력과 유관력은 실존...프로 생활 점수는 70에서 80점"

김정민. /이윤파 기자
김정민의 스타 프로게이머 인생에서 '준우승'을 빼놓을 수 없다. 약 7년에 걸쳐 선수 생활을 했고, 당대 최강팀 중 하나였던 KT 롤스터 소속이었음에도 준우승만 차지했다. 본인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흔히 말하는 '유관력'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유관력과 무관력은 실존하죠. 저는 실제 경험자거든요. 무관력이 쌓이면 결승 날 팀 분위기도 밝지 않고, 불안감도 있죠. 반대로 T1은 유관력이 있었죠. 실력만보면 KT가 정말 뛰어났고, 정규시즌에는 오히려 T1을 많이 이겼거든요. 이 무관력이 쌓이다보면 준우승을 계속하게 되죠."

손에 닿을 것 같은 영광을 눈 앞에서 놓치는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김정민은 "준우승은 프로게이머로서 느끼는 최고의 고통 중 하나에요. 나머지는 스타리그 예선 탈락이죠. 예선 탈락하면 나라는 프로게이머의 가치를 생각하게 되고, 준우승을 하면 6개월 간의 노력이 허사가 되죠"라고 설명했다.

준우승 얘기가 나왔으면 '콩라인'에 대한 언급도 빠질 수 없다. 콩라인은 2등의 아이콘 홍진호처럼 우승없이 준우승만 계속 차지한 선수들을 일컫는 라인이다. 역대 최고의 콩라인을 묻는 질문에 김정민은 단호하게 홍진호를 지목했다. 

"진호는 실력만 따지면 본좌급인데, 준우승을 많이 했을 뿐이에요. 다른 콩라인과 근본적 차이가 있어요. 당대 최고의 프로게이머였다는걸 팬들도 아니까 인정하는 거죠. 스타2의 어윤수 정도는 되야 홍진호에 비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스포츠의 황제이자 홍진호의 라이벌 임요환에 대한 찬사도 빼놓지 않았다. 

"요환이 형은 노력의 천재죠. 다른 것들은 제쳐두고 게임에만 몰입했죠. 자기가 만족스러울 때까지 빌드를 짜고 대회에서 완벽하게 구현하고, 새로운 빌드를 꾸준히 내놓은 사람은 요환이 형이 최초였던 것 같아요."

반면 본인의 프로게이머 인생에 대해서는 "70점에서 80점"이라는 박한 평가를 내렸다. 

"저는 프로게이머 때 자부심이 거의 없어요. 그래도 일찍 프로게이머 생활을 시작한 것 치고 드래프트 세대 초입까지 선수로 뛰었고, 은퇴 직전에 마지막 불꽃을 불태웠다는 점에서 만족하는 것 같아요."

◆ "스타 20년 롱런 가능...테란전 프징징은 잘못이죠"
김정민. /이윤파 기자
프로게이머를 은퇴한 김정민은 '해변김(해설자로 변한 김정민)'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팬들과 관계자 모두에게 인정받는 업계 최고의 해설가로 활약했으나 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 리그가 2012년 막을 내렸다. 스타판이 막을 내렸지만 바쁜 꿀벌은 슬퍼할 시간도 없었다.

"아련한 마음이 크기는 했는데, 그 때는 스타2를 어떻게 준비해야할지 고민하며 아둥바둥했죠." 

이후 13년이 지났지만 스타크래프트는 다양한 형태로 소비되며 국민게임으로 활약중이다. 김정민은 "최근 몇 년 동안 생각했는데, 앞으로 스타가 10~20년은 롱런할거라고 확신해요. 지금의 30대가 스타를 정말 열심히 보기 때문이죠"라고 전망했다.

여러 세대가 모여 스타크래프트라는 주제 하나로 얘기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스타크래프트의 종족 밸런스를 표현하는 문구 '테뻔뻔, 프징징, 저묵묵'에 견해도 들어볼 수 있었다. 김정민은 전국의 100만 프로토스를 향해 도발적인 한 방도 날렸다.

"모든 종족이 다 징징거린다고 생각하지만 프로토스가 테란전을 징징거리는건 잘못이죠(웃음). 저그전의 불합리는 인정합니다. 물론 역사적으로 프로토스가 우승자가 가장 적고 약한 종족이었기에 왜 사람들이 징징거리는지 이해는 가지만, 2025년에 와서는 약간 구시대적인 발상인 것 같아요."

스타크래프트는 현재 김정민의 주업은 아니지만 마음 한 켠에는 언제나 특별한 존재로 남아있다. 

"언제나 스타와 함께하는 느낌이 들어요. 제가 e스포츠에서 일하고, 방송인으로, 유튜버로 활동할 때 사람들이 관심 가져주는 것도 스타덕이죠. 저에게는 은인이자 귀인,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벗이죠."

◆ 40대 게이머의 애환..."게임을 너무 못해서 힘들어요"

유튜브에서 인기를 끈 탐구 시리즈. /김정민 해변킴 유튜브
해설가 김정민은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했다. 프로게이머에서 해설가로, 해설가에서 캐스터로 다시 변신하는 과정에서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여러 상황이 겹쳐 캐스터를 하게 됐는데 쉽지 않았죠. 해설은 계속 설명하면 되지만 캐스터는 말을 끌어내야하고, 게임도 잘 알아야 하죠. 스스로 내가 잘 하고 있는지 의심도 많이 들어 힘들었죠."

많은 노력 끝에 본인만의 강점도 확실히 만들었다. 김정민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잡아내는 공감 능력은 자신있어요. 지금도 스트리머들의 게임을 많이 중계하는데 시청자들과 교감하고 재밌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중이죠"라고 설명했다.  

유튜브 활동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종합 게임, 게임 기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지만 결국 가장 사랑 받는 콘텐츠는 스타크래프트다. 꾸준히 스타 관련 콘텐츠를 만들고 싶지만, 손가락이 문제다.

그는 "스타에 집중해서 유튜브를 하고 싶은데, 할 게 별로 없어요. 올드게이머들은 공방을 자유자재로 주무르는 실력이 부족하니 재미를 못 줘요. 망가지는 것도 몇 번은 가능해도 지속적인 콘텐츠는 무리죠"라며 40대 게이머의 애환을 고백했다.

그래도 길은 있었다. 업계에서 손 꼽히는 말솜씨를 살렸다. 오랜 시간 편하게 볼 수 있는 뉴스나 분석, 강의 콘텐츠는 많은 사랑을 받았다.

"유튜브 댓글을 보면 "내 자장가 왜 안 올려줘", "내 밥친구 드디어 왔다"는 댓글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제가 제일 좋아하는 칭찬이죠."

◆ 언제나 게임과 함께, 열정적인 게임 방송인의 길

김정민. /이윤파 기자
게임을 너무 좋아하는 아이였던 김정민은 앞으로도 게임과 함께 달리고 싶다. 

게이머 김정민은 요즘 스타크래프트 이외에도 다양한 게임을 즐기고 있다. 평소 좋아하던 콘솔 게임에 더해 최근에는 '롤토체스(전략적 팀 전투, TFT)에 푹 빠졌다. 너무 많이해서 시간을 정해두고 '중독'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요즘은 롤체를 안 해야 돼요. 제 인생에서 방해가 될 정도거든요. 너무 재밌어서 지금도 많이 해요. 하루에 두세 시간씩 꼭 하거든요."

인간 김정민이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를 묻자 간단한 답이 나왔다. 김정민은 지금의 삶의 만족하고 있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오래하는 것 외에 다른 관심은 없는 것 같아요. 스트리트파이터, 워크2, 디아블로를 하다가 스타크래프트를 만나 여기까지 왔는데, 예전처럼 순수하게 게임을 즐기며 게이머 라이프를 즐기는게 꿈이자 목표죠."

마지막으로 오랜 시간동안 관심과 사랑을 전해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정민은 "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아직 있어서 감사하죠. 정성스레 달아주시는 댓글이 하루를 살아가는 에너지가 됩니다. 언제나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하는 열정적인 게임 방송인으로 살아가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라고 인사를 남겼다.
이윤파 게임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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