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코로나19 때 공격적 투자
매출 늘며 교육업계 리딩기업 부상
장평순 회장 '승부사 DNA' 대물림
상조 체질개선·여행사 인수 등 성과
2세 장동하 부사장도 제 역할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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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을 키운 '역발상' 리더십
교원그룹 성장사는 유독 위기와 맞물린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때가 대표적이다. 당시 많은 기업들이 긴축 경영에 몰두할 때, 교원은 오히려 인력을 늘리고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했다. 장평순 회장이 선택한 역발상 전략이었다. 위기일수록 자녀 교육에 더 큰 관심과 투자를 아끼지 않는 한국 학부모들의 특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실제로 이러한 전략의 결과, 교원그룹은 1997년 3500억원이던 매출을 2000년 7000억원대로 늘리면서, 교육업계 리딩기업으로 올라섰다.
2020년 코로나19 때도 마찬가지였다. 장 회장은 2015년부터 학령인구 감소에 맞춰 교육 콘텐츠의 디지털화, 스마트화를 주문했다. 이 덕분에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경쟁업체들의 매출이 줄어들 때 교원의 매출은 2020년 1조714억원으로 증가했다.
비교육 사업에서도 장 회장은 위기에서 기회를 찾아냈다. 2003년 신용카드 대란이 있었을 때, 교원은 정수기 렌털 사업에 진출했다. 소비 지출이 줄어들 게 자명한 상황에서, 렌털 수요는 더 늘 것이란 판단에서였다. 지금 정수기 등 생활가전 렌털사업은 교원그룹 비교육사업 매출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커졌다. 2010년 유럽발 재정위기에 저출생 우려가 커질 당시엔 상조업에 진출했다. 인구구조 변화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생각해 내린 결정이었다. 경쟁사보다 한참 앞선 상조업 진출은 교원의 외형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 지난해 교원의 상조업 선수금 규모는 1조4546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늘어나는 등 그룹의 핵심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교원 관계자는 "장 회장은 농사를 짓듯 교원그룹에 위기 순간마다 새로운 기회의 씨앗을 심어왔다"고 귀띔했다.
◇대(代)를 잇는 '승부사 DNA'
창업주 장평순 회장이 보여준 위기극복의 DNA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교원은 점점 사양산업으로 여겨지는 교육사업 구조를 '학습관리' 중심에서 '성장케어'로 전환했다. 빨간펜 선생님 역할도 기존의 학습 코칭에서 성장 전반을 아우르는 케어로 확장하고, 육아 및 성장 관련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2023년 어린이 대상 건강기능식품 '키클랩HT042'에 이어 지난해 '브레이니 아이'를 출시한 게 대표적이다.
이와 같은 창업주의 리더십은 2세 장동하 부사장에게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2012년 교원그룹 신규사업팀 대리로 입사한 장 부사장은 '빨간펜', '구몬학습' 등 핵심 교육사업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후 2016년부터 계열사 경영에 참여했다. 그가 경영을 맡은 첫 사업은 상조였다. 2016년 교원라이프 대표이사로 취임한 그는 체질개선을 통해 회사를 단숨에 바꿔냈다. 장례에 국한된 사업 구조를 '토털 라이프케어 서비스'로 확장하고, 대면영업 중심의 영업방식을 경쟁력 있는 제휴 채널 중심으로 전환했다. 이 결과 교원라이프 매출은 장 부사장 취임 첫해 30억원에서 2019년 423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여행사를 인수한 것도 장동하 부사장이 주도했다. 코로나 이후 여행수요가 빠르게 회복될 것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움직였다. 특히 2022년 교원투어 대표를 맡은 장 부사장은 상조와 여행을 연계한 서비스로 여행사업을 교원의 신수종사업으로 빠르게 안착시켰다. 교원그룹 관계자는 "위기를 기회로 삼는 장 회장처럼, 장동하 부사장도 위기 때마다 과감한 돌파 전략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