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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만 외국인 잡아라”… 맞춤형 플랫폼 꾸리는 하나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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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5. 05. 13. 18:08

해외송금 전용 앱 '하나EZ' 개편
맞춤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진화
외국인 위한 '하나 더 이지' 계획

하나은행이 '800만 외국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외환은행 시절부터 이어져 온 외국인 대상 영업 경쟁력을 살려 인증서 발급 등 민원 기능과 통번역 기능, 여·수신 금융 서비스 등을 총망라한 맞춤형 플랫폼을 구축하고, 시중은행에서 자취를 감춘 외국인 전용 신용대출 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하나금융그룹이 외국인 전용 브랜드 '하나 더 이지' 출범을 추진하며 전폭적인 지원에 나선 가운데, 선제적으로 외국인 고객 특화 서비스를 강화해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하나EZ 플랫폼 개편을 위한 제안 공고를 게시했다. 하나EZ는 16개 언어를 지원하는 해외송금 전용 모바일 뱅킹 앱으로,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을 겨냥한 서비스다. 지난해에만 송금 건수는 340만건, 송금 금액은 33억 달러(한화 약 4조7000억원)에 달했다. 하나은행은 하나EZ 서비스를 확장해 외국인 전용 여·수신 상품과 금융·생활 서비스를 아우르는 맞춤형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올해 하나은행의 사업 방향성과도 맞닿아 있다. 하나은행은 올해 주요 사업 전략 중 하나로 외국인을 시니어, 소호 고객과 함께 핵심 타깃으로 설정하고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를 위해 연초 조직 개편을 단행해 외환마케팅부를 외환손님마케팅부로 확대 개편한 데 이어, 지난달부터는 전국 영업점 창구에서 자체 개발한 채팅 시스템을 활용해 실시간 통역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작년 말에는 하나카드와 협업해 외국인 전용 카드인 '하나EZ카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과거 외환은행 시절부터 다져 온 외국인 대상 영업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하나은행은 2003년 외환은행 시절 국내 시중은행 최초로 외국인 특화 점포를 개설, 현재는 전국에 16개의 외국인 특화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국내 은행 전체 외국인 특화 점포(32개)의 절반 수준이다. 높은 접근성 덕분에 외국인 고객 수도 시중은행 중 가장 많다. 올해 1분기 기준 하나은행의 누적 외국인 고객 수는 244만명으로,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전체 외국인 고객 수의 36.5%를 차지한다.

국내 외국인 거주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외국인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은행 간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은행의 외국인 고객 수는 813만명으로 전년 대비 37만명 늘었다. 외국인 대출자 역시 올해 1월 기준 약 8만명에 육박하면서, 외국인이 은행의 새로운 핵심 고객층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번 하나EZ 플랫폼 개편과 더불어 전용 상품과 특화 브랜드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리고, 외국인 금융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하나은행은 연내 외국인 대상 소액 신용대출 상품과 적립식 저축 상품의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협업도 강화한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말부터 은행, 카드, 보험 등 관계사들이 참여하는 외국인 고객 협의체를 구성해 그룹사 간 시너지를 모색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시니어 브랜드 '하나 더 넥스트', 소호 브랜드 '하나 더 소호'에 이어 외국인 전용 브랜드 '하나 더 이지'를 출범시켜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현재는 제안 공고를 낸 초기 단계여서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외국인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기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외국환 선도 은행이라는 강점을 살려 차별화된 외국인 서비스를 계속해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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