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 달러에 달하는 은닉 재산 중 절반이 현금…재산 몰수 후 가택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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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매체 카즈인폼지는 3일(현지시간) 국영방송 지벡졸리가 자사 다큐멘타리를 통해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의 조카이자 재벌사업가인 카이라트 사티발디 회장(55)의 비리를 상세하게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카즈인폼지에 따르면 사티발디 회장은 유년시절 국가안보위원회(KGB) 군사학교를 다니면서 경제경영학 등의 민간교육을 겸하는 등 최고의 엘리트 교육을 받았으며 지난 1998년 불가 28세의 나이로 수도 아스타나 부시장으로 선출되면서 정계에 데뷔했다.
1991년 구소련의 해체로 독립한 직후인 1997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국가 균형발전 및 안보상의 명목으로 자국의 수도를 남부에 위치한 알마티에서 오늘날 아스타나로 이전했다. 이는 독립 후 어수선했던 여러 정국을 타계할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의 정치적 승부수로 분석되고 있으며, 오늘날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주요업적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중앙정부가 아스타나로 천도하자마자 부시장으로 선출된 사티발디 회장은 국영석유회사인 카자흐오일의 부사장, 석유탐사위원회 의사장, 그리고 집권당인 누르오탄당의 서기장을 역임하면서 아스타나 시의 도시개발건설 및 자금조달에 큰 공적을 세워 지도부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06년 모든 공직에서 내려온 뒤 불과 몇년만에 카자흐스탄 핀테크 신화인 카스피은행지분 30% 소유자로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2018년 당시 포브스지는 사티발디 회장의 재산을 1억 6300만 달러(약 2천 2백억원)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022년 일명 '1월 사건'으로 정국 주도권이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에서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에게 넘어가자 그해 3월 사티발디 회장은 권력남용 및 횡령혐의로 체포되어 6년형을 선고받았다.
공식 수사당국에 따르면 사티발디 회장의 국내 재산은 7300억 텡게(약 2조원)에 달하며 세간에 알려진 국영통신사 카자흐텔레콤 지분 등은 그의 재산 중 일부에 불과, 나머지 절반에 가까운 자산은 현금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당국은 재산을 몰수해 국가자산으로 전환했고 지난해 우스티카메노고르스크 제2법원은 사티발티 회장의 감형 요청을 받아들여 3년 3개월 가택연금으로 감형했다.
전직 대통령의 친인척이라는 이유로 국가기밀로 분류되어 세간에는 기소 및 수감 사실만 알려졌을 뿐 상세한 내용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시시킨 정치평론가는 "사티발디로 대변되는 초대 대통령 친인척 부패 이야기는 마치 사우디아라비아 왕자들의 이야기와 유사하다"면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집권했을 때 친척 몇 명을 호텔에 가두었다가, 재산을 넘겨주자 풀어준 일과 유사한 것"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