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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만 방미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미 상호관세 유예 종료 8일까지 큰 틀 무역합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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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7. 06. 05:31

여 본부장, 22~27일 이어 1주일만 방미, USTR 대표와 협상 돌입
"8일까지 큰 틀의 합의 도출 가능성"
"미국 계획 파악, 한국 실리 최대화 방안 집중"
"8월 1일 상호관세 발효까지 협상 가능성"
여한구 본부장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가운데)이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워싱턴 D.C.의 열차역인 유니언역에 도착해 특파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5일(현지시간)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유예가 끝나는 오는 8일까지 한·미 간 큰 틀의 무역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밝혔다.

여 본부장은 이날 오후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협상을 위해 미국 뉴욕에서 열차 편으로 워싱턴 D.C. 유니언역에 도착해 한국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여 본부장은 이날 항공편으로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 댈러스 국제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으나 항공편 지연 등 돌변 상황으로 그리어 대표와의 협상에 참석할 수 없는 상황을 회피하기 위해 전날 뉴욕에 도착해 하룻밤을 보낸 후 워싱턴 D.C.를 방문했다.

여 본부장은 지난달 22∼27일 워싱턴 D.C.를 찾아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통상 고위급 회담을 가졌고, 8일인 상호관세 부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미국을 다시 찾았다. 한·미 간 무역협상이 얼마나 긴박하게 진행되고 있는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여한구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가운데)이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워싱턴 D.C.의 열차역인 유니언역에 도착해 특파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여 본부장은' 8일 이전에 한·미 간 무역합의를 도출하긴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모든 세부 사항을 포함한 합의는 사흘 내 타결하기 어렵지만, '굵직굵직한' 큰 틀의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오늘 협상을 통해 좀 더 구체적인 미국의 계획을 파악하고, 그 안에서 우리가 실리를 최대화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에 관해 집중적으로 협상을 할 계획"이라며 "다른 나라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는 것도 지금의 협상 구도에서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협상은 큰 틀의 합의에 관한 것으로 기술적인 실무협의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한구 도착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가운데)이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워싱턴 D.C.의 열차역인 유니언역에 도착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여 본부장은 이번 협상에서 미국이 요구하는 비관세장벽 철폐와 한·미 무역수지 균형 등에 대한 한국 측의 구체적 입장을 담은 협상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는 한국이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였던 4월부터 진행된 한·미 간 실무협의와 장관급 협의에서 제기된 미국 측의 비관세장벽 완화 관련 요구에 대한 입장, 한·미 간 호혜적인 산업 협력에 대한 제안 등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여 본부장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과의 협상에서 강조하고 있는 '디지털 교역' 분야 비관세 장벽 문제에 대해 "미국 정계와 재계에서 굉장히 많은 관심을 보이는 중요한 분야 중 하나"라며 "통상 마찰 가능성과 우리 국내 정책 목표를 잘 조율해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국 정부 고위당국자는 지난달 27일 워싱턴 D.C.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다른 나라의 디지털세나 규제를 통해 미국의 기술 기업에 어떤 차별적이거나 불리한 효과가 가는 것에 대해 굉장히 강하게 대응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부분이 통상 마찰로 불거져서 더 우리 경제에 커다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우리가 관리를 잘해야겠다"고 말한 바 있다.

여한구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오른쪽부터)이 6월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
여 본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가 8월 1일 발효된다'고 한 것과 관련, "협상 테이블에서 확인하기 전에는 단언키 어렵다"면서도 "일단 7월 8일 상호관세 유예 만료 이후 한국을 포함한 각국에 대한 새 상호관세율이 나오더라도 조금의 유예 기간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새(이재명) 정부 출범 후 짧은 시간 안에 우리가 많은 진전을 이루었고, 미국 측과 협상 채널을 구축하고 상호 신뢰를 구축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직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미국이) 상호관세는 모든 국가와 협상의 여지를 좀 두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8일 이후에도 한·미 간 무역협상이 진행돼 합의에 이를 수 있는 시간이 있을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여 본부장은 "지금 상황이 급박하다는 판단이 들고, 지금 사실 많은 것이 불확실하고 가변적인 상태"라며 협상의 불확실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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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왼쪽)이 6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벤자민 르로이 미국 백악관 부통령실 국제통상특보 및 아시아·통상 담당 관계자들과 면담하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
여 본부장은 우리 정부의 협상 전략 중 하나가 미국과의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현 상황이)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우리가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을 말하는데, 지금 우리나라 기업들이 대미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고, 상호 협력 가능성이 높은 AI(인공지능)·반도체·자동차·배터리·에너지·바이오 등 분야들이 사실 미국이 제조업을 재건하는 데 있어서 큰 협력이 필요한 분야이고, 한국이 그런 분야에서 독보적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 본부장은 "이런 관세 협상과 4~5년 중장기적인 한·미 산업 및 기술 협력 등을 다 묶어서 포지티브섬(윈윈)으로 협상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여 본부장은 상호관세 협상보다 자동차(25%)·철강·알루미늄(50%) 등 품목별 관세 협상이 상대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품목별 관세는 미국의 산업 보호 측면에서 중시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우리나라 입장에서 품목별 관세의 예외 적용이나 대폭 인하가 중요하다는 점을 여러 번 강조했고, 오늘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미국과 합의한 영국의 사례가 품목별 관세 협상에, 베트남의 합의 결과가 상호관세 인하(46%→20%) 협상에 각각 일종의 기준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우리가 비교 대상으로 삼기는 어려운 국가"라며 "베트남은 우리와 경제 발전 단계가 다르고, 영국의 경우 미국에 자동차를 연간 10만대 가량 수출하는데, 우리나라는 100만~140만대 수출한다"고 답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4월 2일 57개 경제주체 별 상호 관세를 발표한 뒤 발효일인 같은 달 9일 중국을 제외한 경제주체에 대한 관세 부과를 7월 8일까지 90일간 유예하면서 협상을 벌여왔지만, 이날까지 합의에 이른 국가는 영국과 베트남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 관세율을 적시한 서한을 오는 7일 12개국에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여 본부장은 '이 12개국에 한국이 포함됐는지'를 묻는 말에 "모른다"고 답했다.

여 본부장은 6일 위성락 안보실장이 방미하는 데 대해 "상황이 계속 급진전되기 때문에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서 통상과 안보 쪽에서 힘을 합할 부분은 합하고, 각자 역할 분담할 부분은 분담해 '올코트 프레싱'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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