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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미국 관세전쟁 현대기아차, 현지화와 39년 전미 구축 딜러망으로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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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9. 19. 07:30

미 자동차 관세, 한국산 협상 타결까지 불리
현지 생산과 39년 전미 구축 딜러망으로 돌파
현대기아차 27년 소아암 치료 지원 '선한 영향력' 중심 대리점
첨단 기술과 고객 공간 혁신으로 판매 성장 견인
현대차 대리점
미국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의 현대자동차 대리점./(알렉산드리아)하만주 특파원
16일 오전 0시 1분(한국시각 오후 1시 1분)부터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가 27.5%에서 15%로 인하됐다. 한국산에 대해서는 지난 4월 2일부터 적용된 25%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수입 자동차와 그 부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기 전에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무관세(픽업트럭 25%) 대상이었던 한국산이 2.5%가 부과된 일본산에 비해 유리한 입장이었다.

기아차 대리점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의 기아자동차 대리점./(페어팩스)하만주 특파원
◇ 미, 일본산 자동차 관세 15%로 인하, 25% 한국산, 한·미 무역협상 타결까지 가격 경쟁 불리

이는 지난해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한국산이 7.8%의 점유율로 6.1%의 일본산을 제치고 미국산(61%)·멕시코산(13.6%)에 이어 3위를 기록하는 원동력이 됐다. 유럽연합(EU)과 캐나다·영국차의 점유율은 각각 5.1%·4.5%·1%였다.

하지만 이젠 한·미 간 지난 7월 30일 '큰 틀'에서의 합의가 세부 협상을 통해 확정될 때까지 한국 자동차업체는 일본뿐 아니라 EU(15%)·영국(10%)에 비해 10%포인트 이상의 관세를 내고 경쟁해야 상황에 놓이게 되면서 미국 시장 점유율 하락이 우려된다.

그럼에도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5개월 동안과 마찬가지로 당분간 25%의 관세를 자동차 가격에 반영하지 않는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당장 북미 시장 판매에 대한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현대자동차그룹의 소아암 후원 행사 '현대 호프 온 휠스(Hyundai Hope On Wheels·바퀴에 희망을 싣고)'가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워싱턴 국립 대성당에서 진행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현대기아차, 현지 생산과 가격 흡수...북미 공장과 메타플랜트로 충격 완화, 단기적 판매 영향 제한
엑셀 진출 이후 39년간 딜러망 구축...사회공헌 활동으로 브랜드 이미지 강화

현대차그룹의 이러한 내성(耐性)은 2005년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의 현대차 공장, 2009년 조지아주 기아차 공장 준공, 그리고 3월 조지아주 서배너시 엘러벨에 세워진 세계 최대 자동차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까지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한 게 큰 몫을 한다.

특히 1986년 소형차 엑셀로 미국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 지난 39년 동안 전미에 구축한 딜러망이 그 중심 역할을 한다.

현대차 딜러망은 자동차 판매뿐만 아니라 현대차그룹이 미국의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차
현대자동차그룹의 소아암 후원 행사 '현대 호프 온 휠스(Hyundai Hope On Wheels·바퀴에 희망을 싣고)' 앰배서더인 에미 콜(가운데)과 잭슨 트린(오른쪽)이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워싱턴 국립 대성당에서 행사에서 '어둠 속의 빛이여, 내가 갈게'를 만든 싱어송라이터와 함께 노래를 부르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현대차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이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워싱턴 국립 대성당에서 진행된 현대차그룹의 소아암 후원 행사 '현대 호프 온 휠스(Hyundai Hope On Wheels·바퀴에 희망을 싣고)'에서 연설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호프 온 휠스' 27년의 선한 영향력...소아암 연구·치료 지원에 전미 딜러 참여 미 3대 기부 재단
39년 현대차 부자 딜러 대표 "인생은 관계...딜러와 현대차 관계 특별"

3일 워싱턴 D.C.에서 진행된 소아암 후원 행사 '현대 호프 온 휠스(Hyundai Hope On Wheels·바퀴에 희망을 싣고)'는 장년의 현대차 미국법인이 미국 사회에 얼마나 깊이 뿌리를 내렸는지를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올해로 27년째를 맞이한 이 행사는 미국 대통령 국장 등 중요 행사가 개최되는 워싱턴 국립 대성당에서 소아암을 극복한 어린이 및 성인들과 그 가족, 의료진,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후계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톰 코튼 공화당 상원의원(아칸소주), 한국계 영 김 공화당 하원의원(캘리포니아주), 버디 카터 공화당 하원의원(조지아주)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3시간 이상 진행됐다.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의 현대차 및 제네시스 대리점을 운영하는 케빈 라일리 대표는 이 자리에서 "나의 부친 존 라일리가 전미 최초 50명의 현대차 딜러 중 한 분이셨다"며 "1998년 소수의 딜러 참여로 시작한 이 사업이 이제 전미 850여 딜러들이 모두 참여해 판매 수익의 일부를 소아암 퇴치를 위한 기금에 기부하는 전미적인 헌신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라일리 대표는 "내가 깨달은 가장 큰 교훈 중 하나는 인생이 관계에 관한 것이라는 점인데, 현대 딜러와 현대차 미국법인의 관계는 특별하다"며 "현대차가 판매될 때마다 미국법인은 소아암 연구와 어린 생명을 구하는 우리의 노력에 추가적인 재정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대 호프 온 휠스'의 로고를 가리키면서 "'심장'은 우리 지역사회 어린이·의사·연구자·가족들에 대한 사랑을, '날개'는 소아암으로 고통받는 어린이와 가족들에게 우리가 전하는 희망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이날 2700만달러의 기부금을 전달했다. 누적 기부 규모는 2억7700달러로 미국 소아암 연구 지원 재단 톱 3에 속하고, 175개 병원과 1300개 프로젝트(2023년 기준)가 이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4만명의 소아암 환자를 치료했다.

현대차
현대자동차그룹의 소아암 후원 행사 '현대 호프 온 휠스(Hyundai Hope On Wheels·바퀴에 희망을 싣고)' 참섬자들이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워싱턴 국립 대성당에서 행사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현대차
톰 코튼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아칸소주) 부부(가운데) 등 현대자동차그룹의 소아암 후원 행사 '현대 호프 온 휠스(Hyundai Hope On Wheels·바퀴에 희망을 싣고)' 참석자들이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워싱턴 국립 대성당에서 건배를 외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현대차 지원 소아암 완치자 앰배서더 활동
현대차 딜러 출신 하원의원 "현대차, 훌륭한 기업서 선한 기업으로 성장"

소아암 완치자로 이 프로그램의 앰배서더로 활동하고 있는 어린이 에미 콜과 잭슨 트린은 행사 시작 전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고, 나란히 무대에 올라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노래 '어둠 속의 빛이여, 내가 갈게'를 열창했다.

2012~2019년 앰배서더로도 활동한 브리아나 코머포드는 대학을 졸업하고, 카드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 근무하면서 현대차를 운전하고 있고, 이날 행사에 함께 참석한 남자 친구로부터 최근 청혼을 받았다고 소개해 기립 박수를 받았다.

현대차 딜러 출신으로 하원 '코리아 코커스' 공동의장인 마이크 켈리 공화당 의원은 "처음 현대에 관해 이야기했을 때 훌륭한(great) 기업이라고 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며 "이 일을 통해 막다른 골목에 내몰려 도움이 절실한 이들에게 손을 내밀고 도움을 주는 정말 선한(good) 기업이 됐다"고 평가했다.

현대차
미국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의 현대차 대리점 이만희 총괄 매니저(GM)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알렉산드리아)하만주 특파원
현대차
미국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의 현대자동차 대리점 내부 모습./(알렉산드리아)하만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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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의 현대자동차 대리점 내 서비스 센터./(알렉산드리아)하만주 특파원
◇ 현대·기아차 미 대리점 지원금 종료 앞두고 전기차 판매 집중
미 대리점, 제조사와 독립 운영...자동차 선구매 확보, 인기 차종 웃돈 거래 발생

이러한 선한 영향력의 기반이 되는 현대·기아차 대리점은 이달 말 최대 7500달러의 지원금 프로그램이 종료되는 전기차를 중심으로 각 딜러가 많이 확보하고 있는 모델 판매에 힘을 쏟고 있다.

미국 대리점은 자동차 제조업체와 독립된 사업체로 재고를 비축해 놓고 매장을 찾는 고객에게 이를 직접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자동차업체 직영 또는 판매 허가를 받은 대리점이 고객에게 전시된 차량을 소개해 계약을 체결한 후 나중에 이를 인도하는 한국의 방식과 차이가 난다.

이에 따라 인기 모델의 경우 수천 달러의 웃돈을 주고 구매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1921년 워싱턴 D.C.에서 설립돼 버지니아와 메릴랜드주에서 30여개의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아우리스먼(Ourisman)의 경우 현대·기아차뿐만 아니라 도요타·혼다·포드·지프 등도 판매하고 있다.

기아차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의 기아자동차 대리점 내부 모습./(페어팩스)하만주 특파원
기아차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의 기아자동차 대리점의 주차장에 기아차가 주차돼 있다./(페어팩스)하만주 특파원
◇ 알렉산드리아 현대차 대리점, 첨단 서비스와 고객 공간 혁신
세일즈·정비·부품·행정 등 약 80명 근무...판매량 2배 증가

라일리 대표가 운영하는 현대차 알렉산드리아대리점은 1년 전 새롭게 건물을 신축, 차체 하부를 스캐닝하는 '유브아이(UVeye·자외선 눈)' 기술을 도입해 정비 서비스의 질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라운지를 단순한 대기실이 아닌 고객이 상담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시켰다.

이곳에서는 세일즈와 금융 담당자 약 20명, 정비사 40명, 자동차 부품 담당자 약 8명, 자동차 등록 등 행정 업무 담당자 등 약 80명이 일하고 있다고 이만희 총괄 매니저(GM)가 전했다.

이 총괄 매니저는 스바루와 폭스바겐에서 19년간 일했고, 1년 전 대리점 신축이 완료될 때 스카우트돼 자신과 함께 일하던 세일즈와 금융팀을 데리고 현대차로 이직했다.

이 총괄 매니저는 "관세 부과 전에 자동차를 구매하려는 고객이 많이 늘었다"며 "최근 2년 기준으로 매월 평균 55~60대 정도 판매되던 것이 지금은 100~120대 정도 판매되고 있고, 130~150대로 늘리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영향과 관련, "자동차 가격 변동에 관한 말을 듣지 못했다"며 "대신 배송비나 각종 수수료를 조금 인상한다는 말은 있다"고 전했다.

◇ 워싱턴 D.C·버지니아·메릴랜드서 30여개 대리점 운영 아우리스먼 기아 대리점, 전기차 미보유, 하이브리드 판매 집중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의 기아차 아우리스먼 대리점은 전기차를 아예 확보하지 않고 있었다. 대신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판매에 힘을 쏟고 있었다.

이곳 총괄 매니저는 인터뷰 요청에 회사 방침을 이유로 거절하면서도 관세의 영향으로 향후 2000~3000달러가 인상될 수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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