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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中, 자국 기업에 엔비디아 칩 사용 금지”...AI 칩 자립 자신감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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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9. 18. 07:50

FT "中 인터넷정보판공실, 엔비디아 AI 칩 사용 금지"
"中 정부, 엔비디아 의존도 완화, 미국과 AI 경쟁 목적"
"SMIC, 첫 中 첨단 반도체 장비 시험"
블룸버그 "알리바바, AI 가속기 차이나유니콤 공급"
엔비디아
젠슨 황(중국명 황런쉰·黃仁勳)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월 19일 대만 타이베이(臺北)의 국립대만대학에서 행한 '컴퓨텍스 타이베이 2025'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AP·연합
중국 당국이 자국 기업에 대해 엔비디아의 최신 중국 전용 인공지능(AI) 반도체 구입을 금지한 배경에 안보 위험뿐 아니라 칩 자립에 대한 자신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인터넷정보판공실(CAC)은 이번주에 동영상 플랫폼 틱톡 모기업 중국 바이트댄스(쯔제탸오둥<字節跳動>)와 알리바바를 포함한 자국 기업에 추론 작업에 쓰이는 엔비디아의 중국 전용 신형 저사양 칩인 'RTX 6000D' 테스트와 주문을 중단하라고 통보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 FT "中 인터넷정보판공실, 바이트댄스·알리바바 등에 엔비디아 AI 칩 사용 중단 요구"
"中 정부,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엔비디아 의존도 완화, 미국과 AI 경쟁 위해 중 기술 기업 압박"

FT는 3명의 인사를 인용해 이같이 전하고, 몇몇 기업은 RTX 6000D 수만개를 주문한다는 계획에 따라 엔비디아 서버 공급업체들과 이 칩에 대한 테스트와 검증 작업을 시작했지만, CAC의 지시 이후 관련 작업을 중단했다고 알렸다.

이번 금지 조치는 중국 당국의 또 다른 엔비디아 중국 전용 AI 칩인 H20을 겨냥한 조치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FT는 평가했다.

앞서 CAC 등 중국 당국은 자국 기업들을 상대로 H20 구매를 제한하라고 촉구하고, 특히 국영기업이나 민간기업이 정부 또는 국가 안보 관련 업무에서 H20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강력히 반대했다고 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이 지난달 12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자국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고,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미국과 AI 개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중국 기술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아울러 로이터통신은 RTX 6000D가 중국의 고객사로부터 외면받고 있다고 전하면서 샘플 시험에서 이 칩은 성능 면에서 RTX 5090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 제품은 엔비디아의 최신 아키텍처인 블랙웰을 기반으로 설계됐지만, 고성능 메모리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대신 일반 GDDR 메모리를 사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 기업들은 RTX 6000D보다는 AI 학습까지 가능한 고성능 칩인 H20에 더 관심이 크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USA-TRUMP/BRITAIN
젠슨 황(중국명 황런쉰·黃仁勳)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7일(현지시간) 영국 윈저궁에서 진행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빈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로이터·연합
이 같은 보도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해당 국가가 우리를 원해야 시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지금 보고 있는 일이 실망스럽지만, 미국과 중국 사이에는 다뤄야 할 더 큰 의제들이 있고, 이를 이해하고, 인내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황 CEO는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동행하고 있다. H20은 올해 4월 트럼프 행정부의 수출통제 강화로 수출이 금지됐다가 이후 7월 미·중 무역협상 과정에서 수출 재개가 허용됐지만, 실제 출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번 보도의 영향으로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2.62% 떨어진 170.29달러를 기록했다.

샤오미
레이쥔 중국 샤오미(小米) 최고경영자(CEO)가 5월 22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진행된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자체 개발한 3나노미터(nm·1nm=10억분의 1m) 시스템온칩(SoC) '쉬안제(玄戒·Xring)O1'을 소개하고 있다./AP·연합
◇ 中 'AI 굴기' 추진...블룸버그 "알리바바, AI 가속기 차이나유니콤 공급 계약...엔비디아 의존도 완화 전략"
FT "SMIC, 中 스타트업 심자외선 노광장비 시험 가동...첫 中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 시험"

중국 정부가 'AI 굴기' 정책을 시행하면서도 엔비디아 AI 칩 사용을 금지하는 배경엔 AI 칩 독립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

알리바바그룹은 최근 자회사인 핑터우거가 설계한 AI 가속기(AI 연산을 빠르게 처리하도록 설계된 특수 목적 반도체)를 중국 2위 이동통신사인 차이나유니콤(중국롄통·聯通)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는 부분적으로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전략"이라면서 "알리바바는 반도체 시장에서는 후발주자이지만, 독자 AI 기술 생태계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FT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SMIC(中芯國際·중신궈지)가 상하이(上海) 소재 스타트업 위량셩(宇量昇)이 개발한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를 시험 가동하고 있다고 두명의 인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FT는 "중국 최대 반도체 제조업체가 AI 프로세서 생산에서 서구 경쟁사들에 맞서기 위해 중국 최초로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 시험 가동을 진행하고 있다"며 "첨단 DUV 노광장비 능력 확보는 미국의 반도체 수출통제를 극복하고, 서구 기술 의존도를 낮추며 첨단 AI 프로세스 생산 능력을 증대시키는 데 있어 큰 성과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번스타인의 반도체 전문가 린칭위안은 "이번 시도가 성공한다면 중국 기업들에게 중요한 진전을 의미하고, 이 돌파구를 바탕으로 더 첨단 장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UV 노광장비는 45∼7㎚(나노미터) 공정에 쓰이는 반도체 핵심 장비로, SMIC는 이번 시험 가동에 28㎚ 공정용 장비를 도입, 멀티 패터닝(multi-patterning·반복 노광 공정) 기술을 활용해 7㎚ 칩 생산도 시도할 계획이라고 인사들은 전했다.

2㎚ 등 최첨단 칩의 경우 중국 수출이 금지된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로만 생산할 수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는 DUV 대비 앞선 기술이 적용된 EUV 노광장비를 사용해 최첨단 2㎚ 칩을 양산하고 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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