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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미·러 회담은 연기일 뿐”…제재 갈등 속 신경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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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경 기자

승인 : 2025. 10. 27. 10:40

크렘린, 대화 명분은 유지…“공은 미국에” 입장 고수
화면 캡처 2025-10-27 093236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AP크렘린풀 연합
러시아는 미·러 정상회담이 '취소'된 것이 아니라 '연기'된 것이라고 강조하며 회담 재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다만 미국의 추가 제재에는 불만을 표하며, 공은 다시 미국 측에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리아노보스티와 타스통신에 따르면 크렘린궁은 26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필요한 지연 없이 만나는 것이 좋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러시아 국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며, 단순한 만남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미·러는 이르면 지난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회담을 열 예정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은 적절하지 않다"며 취소를 언급한 이후 일정이 멈춰선 상태다.

러시아는 이에 대해 "정확한 날짜가 확정된 적이 없으므로 취소로 부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사실상 회담 결렬 책임을 피하고 외교적 명분을 유지하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양국 정상 합의가 지연되는 이유에 대해 "대통령들은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고 설명하며,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루비오 미 국무장관에게 협상 기반을 마련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는 미국의 추가 제재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미국이 러시아 석유 기업 로스네프트·루코일을 제재 명단에 올린 데 대해 "비우호적 조치"라며 "양국 관계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회담 재개의 문은 열어두되, 제재 문제는 미국이 먼저 태도를 바꿔야 한다는 신호를 분명히 한 셈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도 인터뷰에서 "정상회담은 미국의 제안으로 시작된 만큼, 다음 단계도 제안자에게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23일 "푸틴 대통령이 미국의 압박에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하며, 제재와 대응이 맞물린 현 기류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정상외교가 재개되더라도 양국의 전략적 신경전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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