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경제 불황에 악마의 도시 전락
청년 대탈주 당분간 지속 가능성 농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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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기준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드디어 꿈의 3만 달러에 올라선 몇 안 되는 대도시 중 하나인 상하이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중국의 청년들에게는 완전히 로망 그 자체라고 해도 좋았다. 사회에 발을 갖 내딛는 청년들이 취업한 곳의 임금 등 여러 조건들이 수도 베이징보다 약간 떨어지더라도 뒤도 안 돌아보고 상하이로 달려가던 것이 3∼4년 전까지의 대세였다면 굳이 구구한 설명은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지금은 극심한 경제 불황 탓에 상전벽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닐 만큼 달라졌다. 상하이가 언제 '꿈의 공장'으로 불렸는지를 의심하게 할 만큼 다른 곳에서 직장을 구하려는 청년들의 탈주가 대유행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젊은이들의 거리로 유명한 황푸(黃浦)구 신톈디(新天地) 등의 번화가가 최근 눈에 두드러지게 활력을 잃은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심지어 평일 오전에는 텅텅 빈 느낌마저 주는 것이 과연 이곳들이 상하이의 핫플레이스였는지를 의심하게도 만든다. 마도라는 과도한 표현이 동원되는 것이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이처럼 청년들의 엑소더스를 상하이의 뉴노멀로 만들어버린 경제 불황이 어느 정도인지는 역시 MZ세대의 실업률이 잘 말해준다. 전국 평균인 18% 전후보다 약 5%P 정도 더 높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게다가 취업 상태인 이들의 일자리 안정성도 상당히 낮다. 상하이의 주류 업종인 ICT(정보통신기술) 관련 업체들의 평균 정년이 최소 35세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면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는 잘 알 수 있다.
여기에 상하이의 살인적인 물가까지 더할 경우 청년들이 상하이를 '꿈의 공장'이 아닌 마도로 불러도 크게 이상할 것이 없다. 특히 부동산 산업에 잔뜩 낀 거품의 붕괴로 폭락했음에도 여전히 상당한 수준인 임대료나 집값 부담은 청년들의 절망을 더욱 부치긴다고 할 수 있다. 제대로 된 직장을 가지지 못하거나 저임금에 허덕이게 되는 청년들의 입장에서는 엑소더스를 결행하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해야 한다.
청년들의 상하이 엑소더스는 외래 상주 인구의 폭감에서도 잘 알 수 있다. 2024년에 전년 대비 무려 무려 24만 명이나 줄어들었다. 대부분이 구직의 어려움 등에 절망한 청년들이라는 사실은 굳이 거론할 필요도 없다. 앞으로 더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상하이가 마도라는 별명을 시원스럽게 벗어버릴 날이 요원하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