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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방한 성과 풍성, 한한령 해제 가능성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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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11. 02. 14:39

시진핑 무려 11년 만의 방한
K-팝 가수 中 공연 직접 언급
덕담 이상 가능성 상당히 농후
중국 반응 역시 예상대로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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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중문화의 유행을 의미하는 한류가 중국에서 아직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상하이의 한 거리. 한한령이 해제될 경우 더욱 활황을 띌 것으로 보인다./환추스바오(環球時報).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1일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 간의 한중 정상회담이 나름 풍성한 성과를 거둠에 따라 거의 10년 만에 한한령(限韓令·중국의 한류 금지령)의 해제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심지어 베이징과 상하이(上海) 등의 대중 문화계에서는 중국 관련 당국이 아무리 늦어도 올해 연말을 전후해 모종의 긍정적 조치까지 취할 것으로도 전망하고 있다.

관영 신화(新華)통신과 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를 비롯한 중국 매체들의 2일 보도를 종합할 경우 이번 회담은 분명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단언해도 좋다. 한국 언론과 마찬가지로 양 정상이 '경제 협력' 강화를 통한 관계 복원 진전에 합의했다는 요지의 뉘앙스로 회담에 대해 보도했다면 확실히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시대 흐름에 맞춰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자"는 이 대통령의 제안에 "지역 평화에 에너지를 불어놓을 용의가 있다"면서 화답한 시 주석의 적극적인 자세까지 상기할 경우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한한령이 양국의 소통과 문화 교류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것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게다가 시 주석은 회담 직후의 만찬에서 한국측 초청 인사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한한령이 왜 존재하는지 의아하게 만드는 보다 전향적인 자세도 보였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전언에 따르면 그는 이때 이 대통령과 함께 가수 겸 프로듀서인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과도 잠시 환담을 나눴다. 박 위원장은 대화 도중 그로서는 충분히 거론 가능한 K-팝 아티스트들의 베이징 공연을 화제로 올렸다.

이에 시 주석이 왕이(王毅) 당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겸임)을 즉각 불러 관련 사항을 구체적으로 지시했다. 자연스럽게 이런 일련의 과정이 '한한령 해제 신호'라는 해석이 바로 흘러나올 수밖에 없었다. 한중 양국 모두에서 약속이나 한 듯 그랬다.

특히 중국 내에서의 반향이 뜨거웠다. 박진영 위원장의 인스타그램에 달린 댓글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JYP가 한중 관계 복원의 문을 열었다", "한한령이 풀렸다!", "중국에서도 K-팝 공연을 보게 되기를 열망한다"는 등의 글들이 폭주했다. 이런 뜨거운 반응만 보면 한한령은 거의 해제됐다고 해도 좋지 않나 싶다.

그러나 한국 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발동돼 무려 10년을 이어왔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한한령의 해제는 다소 과도한 기대일 수도 있다. 양국과 국민 간에 쌓인 앙금을 비롯해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 아닐까 보인다. 너무 성급하고 과도한 해석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대중문화교류위원회가 2일 "시 주석과 박 위원장의 대화는 원론적 수준의 덕담이다"라면서 성급한 결론을 경계하는 입장도 내놓았다.

하지만 역시 여러 정황을 고려해 볼 때 한한령은 이제 그 수명을 거의 다했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중국 측이 기회 있을 때마다 공식적으로 발령된 적도 없다면서 존재 자체를 부인했다면 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지난 10년 동안 중국을 배회했던 한한령의 시대는 이제 가고 있다고 봐도 좋을 것 같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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