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가수 中 공연 직접 언급
덕담 이상 가능성 상당히 농후
중국 반응 역시 예상대로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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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영 신화(新華)통신과 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를 비롯한 중국 매체들의 2일 보도를 종합할 경우 이번 회담은 분명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단언해도 좋다. 한국 언론과 마찬가지로 양 정상이 '경제 협력' 강화를 통한 관계 복원 진전에 합의했다는 요지의 뉘앙스로 회담에 대해 보도했다면 확실히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시대 흐름에 맞춰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자"는 이 대통령의 제안에 "지역 평화에 에너지를 불어놓을 용의가 있다"면서 화답한 시 주석의 적극적인 자세까지 상기할 경우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한한령이 양국의 소통과 문화 교류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것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게다가 시 주석은 회담 직후의 만찬에서 한국측 초청 인사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한한령이 왜 존재하는지 의아하게 만드는 보다 전향적인 자세도 보였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전언에 따르면 그는 이때 이 대통령과 함께 가수 겸 프로듀서인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과도 잠시 환담을 나눴다. 박 위원장은 대화 도중 그로서는 충분히 거론 가능한 K-팝 아티스트들의 베이징 공연을 화제로 올렸다.
이에 시 주석이 왕이(王毅) 당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겸임)을 즉각 불러 관련 사항을 구체적으로 지시했다. 자연스럽게 이런 일련의 과정이 '한한령 해제 신호'라는 해석이 바로 흘러나올 수밖에 없었다. 한중 양국 모두에서 약속이나 한 듯 그랬다.
특히 중국 내에서의 반향이 뜨거웠다. 박진영 위원장의 인스타그램에 달린 댓글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JYP가 한중 관계 복원의 문을 열었다", "한한령이 풀렸다!", "중국에서도 K-팝 공연을 보게 되기를 열망한다"는 등의 글들이 폭주했다. 이런 뜨거운 반응만 보면 한한령은 거의 해제됐다고 해도 좋지 않나 싶다.
그러나 한국 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발동돼 무려 10년을 이어왔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한한령의 해제는 다소 과도한 기대일 수도 있다. 양국과 국민 간에 쌓인 앙금을 비롯해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 아닐까 보인다. 너무 성급하고 과도한 해석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대중문화교류위원회가 2일 "시 주석과 박 위원장의 대화는 원론적 수준의 덕담이다"라면서 성급한 결론을 경계하는 입장도 내놓았다.
하지만 역시 여러 정황을 고려해 볼 때 한한령은 이제 그 수명을 거의 다했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중국 측이 기회 있을 때마다 공식적으로 발령된 적도 없다면서 존재 자체를 부인했다면 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지난 10년 동안 중국을 배회했던 한한령의 시대는 이제 가고 있다고 봐도 좋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