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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 팔수록 손해”… 손보사, 보험료 인상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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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기자

승인 : 2025. 12. 25. 17:52

올 누적 손해율 86%… 적자 고착화
보험료 인하 정책·공임비 상승 영향

내년 자동차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4년 연속 이어진 보험료 인하 효과가 누적된데다, 사고 1건당 지급 보험금이 늘어나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통상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는 손해율이 80%인데, 올해 자동차보험의 누적 손해율은 86%를 웃돈다. 손해보험사가 자동차보험을 팔수록 손해를 보고 있다는 얘기다. 손보사들은 내년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위한 검토에 돌입한 상태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11월 누적 대형 손해보험사 4곳(삼성·DB·현대·KB)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6.2%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특히 11월 한 달 손해율은 92.1%까지 치솟으며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됐다.

자동차보험의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는 손해율이 80%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구조적인 적자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자동차보험의 손해율 급등 배경으로는 장기간 이어온 보험료 인하 정책이 지목된다. 손보사들은 지난 2022년 이후 4년 연속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해 왔다. 인하폭을 살펴보면 2022년 1.2~1.4%, 2023년 2.0~2.5%, 2024년 2.5~3.0%, 올해 0.4~1.0% 등이다. 이로 인한 적자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부품비·공임 상승, 고가 차량 증가 등으로 사고 1건당 평균 손해액이 늘어난 점도 손해율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사고당 손해액이 교통사고에 따른 한방치료, 차량 수리비 상승 등을 중심으로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손해율 상승은 주요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부문 적자로 이어졌다. 올해 3분기 기준 삼성화재는 648억원, DB손해보험은 558억원, 현대해상은 553억원, KB손해보험은 527억원의 적자를 냈다. 누적 기준으로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KB손보는 각각 341억원, 387억원, 442억원의 손실을 봤다.

이처럼 자동차보험의 적자가 현실화되면서 손보사들은 보험료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미 삼성화재는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며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다른 손보사들 역시 정부와 여론의 반응을 살피며 보험료 인상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해율 악화로 자동차보험 적자가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그동안 정부는 물가 안정 등을 이유로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 왔다. 그러나 손해율이 90%를 넘나드는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보험사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업계의 인상 요구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4년 연속 보험료 인하 효과가 누적됐으며 전년 동기 대비 사고 건당 손해액 증가 등의 사유로 인해 전년 대비 누적 손해율이 큰 폭으로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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