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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정보 유출 갈등 삼성바이오로직스…수주 불발 이어 파업 리스크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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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 기자 | 강혜원 기자

승인 : 2026. 02. 22. 18:00

삼성바이오 인사팀 자료 사내 노출 뒤
日업체와 '항체약물접합체' 계약 불발
존 림 사장, 이례적 직접 협상에도 협의 난항
내부통제 우려에 'CDMO 경쟁력'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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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난해 'ADC 수주 불발' 사태가 올해도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노동조합(이하 노조)과 면담을 계속적으로 이어가고 있지만, 지난해 11월 발생한 임직원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후속조치와 임금·복리후생 등 핵심 쟁점이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하며 노사 갈등의 불씨가 되살아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불거진 이후 시점에 일본 파트너사와 추진하던 ADC 수주 계약이 최종 체결에 이르지 못한 전례가 있어, 노사 협상이 장기화될 경우 대외 신뢰도와 글로벌 고객사 수주 활동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노조는 최악의 경우 파업 가능성까지 열어놓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보위)의 조사도 아직 진행 중이어서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행정 조치 가능성도 남아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이 장기화될 경우 대규모 설비 투자와 함께 본격화된 ADC 수주 영업 전략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다만 회사 측은 ADC 계약 무산 배경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있었을 수 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존림 사장은 1~2주에 한 번씩 노조와 만나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노조와의 협상이 본궤도에 오르기 전 사장이 직접 협상 테이블에 수차례 나선 것은 이례적인 조치다. 그만큼 지난해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불거진 노사 갈등이 아직 가라앉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노조 관계자는 "현재까지 임담협을 6차까지 진행했지만 전체 협상 진척도는 약 5% 수준에 그치는 등 쟁점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면서 "개인정보 유출 사태도 아직 해결된 것이 없고, 삼성 준법위에서 해당 건과 관련해 상정 여부도 사실상 어려운 상태"라고 호소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개인정보 유출사태'는 지난해 11월 회사 인사팀이 쓰는 공용 폴더가 전 직원에게 노출된 사건이다. 특히 해당 정보에 회사 측이 노동조합에 기부한 직원 명단을 관리하고, 노조 집행부의 휴게시간을 기록한 정황, 회사 심리상담센터와 관련해 직원들의 민감한 이용내역도 있어 논란을 키웠다. 회사 측은 즉각 접근 차단 조치에 나섰고 존림 사장이 직접 사과문을 발표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아직 후속조치를 둘러싼 노조와의 협상에 뚜렷한 진전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재 사측은 노조와 임금 인상률과 복리후생 확대, 개인정보 보호시스템 개선 등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노조 측은 기준인상률 9.3%에 350만원을 더한 임금 인상안과 성과인상률 전사 평균 5%를 요구하고 있다. 전년(3.5%+100만 원) 대비 대폭 끌어올린 수준으로, 지난해 영업이익 2조원 돌파가 협상 배경에 깔려 있다. 임직원 개인정보 유출 논란과 맞닿아 있는 마음챙김상담소 전문의 배치, 유출 사태 후속 조치 등도 논의 테이블에 올라있다.

노조는 협상이 결렬될 경우 파업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사실상 배수의 진을 치고 있다. 실제 파업에 돌입할 경우 2023년 노조 설립 이후 첫 파업이자, 올해 삼성그룹 계열사 가운데서도 첫 사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번 협상이 주목되는 이유는 노사 불협화음이 향후 수주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불거진 직후, 일본 파트너사와 추진하던 ADC(항체 약물 접합체) 수주 계약 2건이 최종 체결에 이르지 못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CDMO 파트너를 선정할 때 재무 안정성이나 생산 역량뿐 아니라 노동 환경, 내부 통제 체계, 개인정보 보호 역량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수준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추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내부 관계자는 "임직원 정보 유출 사태로 계약 임박했던 일본 ADC 수주 2건에 대한 최종 계약 체결이 미뤄졌고, 아직까지 소식이 없는 상황"이라며 "임직원 개인정보는 글로벌 ESG 경쟁력과 신뢰도를 결정하는 요소였던 만큼,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4년 말 ADC 생산시설을 완공해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수주 영업에 돌입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ADC 수주 계약 무산 배경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ADC 수주 계약 체결이 이뤄지지 않은 것과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는) 연관 짓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조사도 현재 진행 중이다. 개보위는 지난해 12월 초 조사에 착수했으며, 통상 6~9개월가량 소요된다. 위반 정도에 따라 시정 권고·명령은 물론 과징금 부과 등 행정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 다만 외부 유출이 아닌 내부 무단 열람 의혹이라는 점에서 최종 처분 수위는 조사 결과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개인정보위원회 관계자는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이며 결과 발표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조사 결과에 따라 단순 행정 리스크를 넘어 기업의 내부 통제 체계와 ESG 관리 역량에 대한 평가가 다시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히 글로벌 CDMO 사업은 장기 계약과 신뢰 기반 구조가 핵심인 만큼, 규제 리스크와 노사 갈등이 동시에 부각되는 상황은 투자자 입장에서 부담 요인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사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무노조 경영 폐지' 선언 이후 삼성의 노사 문화가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라는 평가도 나온다. 존림 사장이 직접 협상 테이블에 나선 점은 변화의 신호로 읽히지만,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처리 과정과 노사 협상의 결론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 CDMO 신뢰도뿐 아니라 삼성그룹 전반의 ESG 경영 진정성까지 함께 평가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가 새삼스럽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2019년 말 서울중앙지법이 삼성 임원들의 노조법 위반·업무방해 혐의에 실형을 선고하면서 "문건에 드러난 반헌법적 태도가 일관되고 적나라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재용 회장이 이듬해인 2020년 80여년간 이어온 삼성의 무노조 경영 폐지를 선언한 것도 이 같은 사법적 판단이 배경에 있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번 노조 협상을 어떻게 매듭짓느냐가 삼성의 노사 문화 변화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최정아 기자
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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