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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초등 역사 교과서 편향 논란…“소수 민족 비중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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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아 쿠알라룸푸르 통신원

승인 : 2025. 03. 27. 15:43

비말레이계 국가 발전 기여 축소 지적
말레이 교육부, 편향적 서울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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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페락주 타이핑시에 위치한 한 중학교.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홍성아 통신원
아시아투데이 홍성아 쿠알라룸푸르 통신원 = 현행 말레이시아 초등학교 역사 교과서가 편향적 내용으로 논란이다. 학부모들과 전문가들은 말레이계 중심의 시각이 담겼다는 문제를 제기하며 균형 잡힌 역사 교과서를 집필할 것을 촉구했다.

27일 더선데일리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교육을위한학부모행동그룹은 "말레이시아 역사 교과서에서 서말레이시아, 말레이계 역사에 관한 내용에 편향된 부분이 있다"며 "동말레이시아(사바·사라왁)와 중국계 관련 역사를 축소했다"고 지적했다.

말레이시아는 쿠알라룸푸르, 조호바루 등이 있는 말레이반도가 1957년에 영국으로부터 독립해 형성됐다. 1963년 사바와 사라왁이 연방에 합류하면서 현재의 말레이시아가 됐다.

현지 통계청에 따르면 다민족 국가인 말레이시아 인구는 2023년 기준 말레이계(70.1%), 중국계(22.6%), 인도계(6.6%), 기타(0.7%) 등으로 구성돼 있다.

누르 아지마 압둘 라힘 교육을위한학부모행동그룹 회장은 "천연 자원이 풍부한 동말레이시아가 국가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정치적 이해관계를 초월해 객관적 사실을 균형 있게 기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쿠 포이 티옹 말레이시아 연방 하원의원(코타 믈라카)은 "역사 교과서에 명나라 환관 정화와 믈라카 간 관계가 누락됐다"며 "모든 민족의 역사를 균형 있게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말레이시아 도시 믈라카는 명나라 환관 정화의 함대가 상륙한 1405년을 기점으로 명나라와 긴밀한 관계를 맺은 지역이다.

교육학자인 마리무트 박사는 "중국계·인도계 말레이시아인들이 어떤 기여를 했고 말레이시아가 어떤 과정을 거쳐 현재의 모습을 이루게 됐는지를 균형 있게 기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말레이시아 교육부는 역사 교과서에 편향적인 기술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파들리나 시덱 교육부 장관은 "역사적 사실에 충실한 교과서를 개발하기 위해 역사학자, 전문가, 교원이 개발 과정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한 교사가 중국계 초등학생에게 "중국으로 돌아가"라고 고함을 지른 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확산돼 말레이시아 중심 역사 교과서에 대한 비판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공개된 영상에는 한 말레이 교사가 중국계 학생에게 "13살인데 아직도 말레이어를 못 해? 부모님이 말레이어 못하지? 중국으로 돌아가라"고 외치는 음성이 담겼다.

영상이 확산되자 교육부는 지난 24일 "교사, 학생, 직원 등 누구든 괴롭힘과 차별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해당 사건을 철처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말레이시아 중심적 역사 교과서가 비말레이시아 출신 국민(중국계·인도계)을 차별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리무트 박사는 "중국계·인도계 말레이시아인들이 건국을 위해 기여한 역할을 누락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홍성아 쿠알라룸푸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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