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신용융자 사상 최대 근접…리스크 고삐 죄는 증권사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ssl1.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104010001861

글자크기

닫기

김소라 기자

승인 : 2025. 11. 05. 18:17

KB 담보대출 중단·미래에셋 금리로 속도조절
신한·대신·한투 제도 점검…내부 리스크 관리
clip20251104160049
/KB증권.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사상 최대치에 근접한 가운데 증시 과열 조짐에 증권사들이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이날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 경신 직후 6%대 급락하며 4000선을 가까스로 지키자 개인 매수세가 2조원 넘게 몰리며 자금 유입이 이어졌다. 그러나 AI 거품론으로 반도체주가 급락하고 변동성이 확대되자 증권사들은 전 종목 담보대출 신규 중단, 증거금률 상향 등 선제적 조치에 나서고 있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5조5269억원으로 연초(15조6823억원) 대비 62.8% 급증했다. 2021년 9월 기록한 사상 최대치(25조6540억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코스피가 4000선을 돌파하며 개인 자금이 대거 유입된 결과다.

파죽지세로 상승하던 코스피 지수는 이날 전장보다 2.85% 떨어진 4004.42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6.16 % 급락해 3900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정부 세제 개편안 발표 여파로 증시가 급락했던 8월 1일(126.03포인트) 이후 약 3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과열 신호가 감지되자 증권사들은 선제적으로 브레이크를 밟고 있다. KB증권은 지난달 30일부터 국내외 주식, 펀드, ELS 등 전 종목의 증권담보대출 신규 취급을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주식을 담보로 현금을 빌리는 형태의 대출이지만, 증시 급등 국면에서 담보가치 하락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회사는 기존 대출의 만기연장은 허용하고, 단기자금 목적의 매도주식담보대출과 신용융자 매매만 유지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한발 앞서 지난달 19일부터 일부 고변동성 종목의 위탁증거금률을 100%로 상향하고, 대용비율을 25~40%로 하향, 현금비율을 10%포인트 높였다. 사실상 레버리지 확대를 억제해 반대매매(마진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대응이다.

미래에셋증권은 금리 조정을 통해 속도 조절에 나섰다. 8월 이후 기준금리를 낮추는 대신 가산금리를 높여 최종금리를 사실상 동결했다. 신용융자 수요 급증에 따른 공여 한도 소진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올해 2월 테슬라(Tesla) 담보대출 신규를 일시 중단했다가 4월 초 재개한 바 있으며 현재도 해외 고변동성 종목군 모니터링을 강화 중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약관과 설명서 등을 통해 종목별 신용융자 및 담보대출 가능 한도를 구체적으로 설정해 운용하고 있으며 대신증권은 지난 3월 신용거래대주 제도 변경 공시에서 신용·담보대출 이용 제한 계좌 신설 및 담보유지비율 강화 등을 발표했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내부 리스크 점검에 나섰다. 증거금·금리·한도 관리 등 내부 리스크 기준을 점검·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전문가들은 개인 자금 유입이 증시 상승의 원동력이 된 것은 맞지만 신용잔고 확대 속도는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거래가 빠르게 늘면서 증권사별로 신용공여 한도 점검과 담보비율 재산정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단기 급등 이후 조정 시 반대매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부동산 규제 강화로 개인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한 것은 맞지만 신용융자 잔고가 과도하게 불어나면 변동성 확대를 초래할 수 있다"며 "증권사들의 리스크 관리 강화는 불가피한 흐름"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