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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SK이노베이션·E&S 합병 1년…‘재무’ 합격 ‘사업 시너지’는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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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승인 : 2025. 11. 05. 18:30

조 단위 자금 확보, 투자 여력 ↑
배터리·전력 등 사업 스펙트럼 확대
에너지 밸류체인 연계는 해결 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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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이 SK E&S와의 합병 1주년을 맞았다. 주력 사업인 정유·석유화학과 자회사 SK온의 배터리가 침체기를 맞아 위기감이 감돌던 SK이노베이션은, 합병 이후 자산 100조원 규모 초대형 에너지 기업으로 거듭나며 전환점을 맞았다.

지난 1년간 회사는 재무체력을 끌어올리며 배터리 등 성장 사업을 키우는 데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다만 각 사업간 시너지라는 숙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업계는 SK이노베이션과 E&S의 사업 연계가 본격화되는 시점이 본격적인 합병 법인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이달 SK E&S와의 합병 1주년을 맞았다. 대표적 성과는 조 단위 자금조달과 '캐시카우' 확보에 힘입어 재무체력을 키운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15조9803억원으로 나타났다. 합병 전인 지난해 3분기 12조5454억원에 비해 3조원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78%, 순차입금 비율은 74%로 안정적인 수준을 보였다. SK이노베이션은 SK E&S로부터 부채 약7조5000억원을 승계받은 데다 그간 배터리 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누적되면서 올해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이 203%까지 치솟았지만 반년 만에 200%대 미만으로 회복했다.

곳간은 채우고 빚을 관리할 수 있었던 배경엔 조 단위 자금조달이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7월부터 SK온 등 자회사 유상증자를 동원한 공격적 자금 확보에 나섰으며, 9월 말 SK이노베이션 E&S LNG 발전 자회사가 3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총 8조 원의 자금조달을 마무리했다.

아울러 SK E&S로부터 흡수한 사업들이 SK이노베이션의 현금 곳간 역할을 톡톡이 수행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3분기 기준 SK이노베이션 E&S 부문의 영업이익은 2554억원으로 SK이노베이션 전체 영업이익 5735억원 중 약 45%를 책임졌다.

결과적으로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등 성장 사업에 쏟을 투자 여력을 확보하게 됐다. 모회사의 재무체력을 배경으로 지난 1일 자회사 SK온과 SK엔무브가 통합한 합병 법인이 출범하며 그룹의 '리밸런싱'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다만 에너지 사업 간 '시너지'를 내겠다던 계획은 아직 실체를 드러내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다. SK이노베이션의 정유·석유화학·배터리 사업과 SK E&S의 LNG·전력·재생에너지 사업은 여전히 각 사업 부문으로 흩어져 각개 전투에 열중하고 있다.

업계에선 다양한 사업 안이 거론된다. 가령 SK이노베이션 E&S가 영위하는 재생에너지 사업과 SK온의 배터리 사업은 서로 긴밀히 연관되고, SK이노베이션의 트레이딩 역량은 SK이노베이션 E&S LNG 사업과 연계가 가능하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방면으로 사업 연계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에너지 분야 전 밸류체인을 아우르는 '토털 에너지 기업'으로의 도약이 최종 목표"라고 설명했다.
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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