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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지원 고립·은둔 청년 56% ‘사회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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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아람 기자

승인 : 2025. 12. 22. 23:44

올해 전년 대비 사업 신청자 254% 증가
116개 맞춤 프로그램 1만190건 지원
내년 청년→청소년 대상 확대
서울시, 고립·은둔청년 지원사업 성과공유회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고립·은둔청년 지원사업 성과공유회'에서 참석자들과 개회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가까웠던 친구와의 관계가 안 좋아지고, 직장 상사의 괴롭힘으로 사람의 눈을 쳐다보지 못하게 되면서 5년 정도 은둔을 시작하게 됐다.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과 변화에 대한 갈망은 늘 있었다. 올해 기지개센터 문을 두드린 게 제 인생에서 가장 어두웠던 순간에 빛을 향해 내딛은 도전의 발걸음이 됐다." 서울청년기지개센터와 서울시청년정책프로그램을 통해 사회 진입을 준비 중인 청년 조모씨의 소회다.

서울시는 22일 시청 다목적홀에서 '고립·은둔 청년 지원사업 성과보고회'를 열고 지난 1년간 사업에 참여한 청년과 가족의 변화, 성장기를 공유했다. 이 자리에는 오세훈 시장을 비롯해 고립·은둔 청년과 가족, 학계·현장 전문가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고립·은둔 청년 지원은 '외로움 없는 서울(외·없·서)' 정책의 대표 사업이다. 올해 시가 발굴했거나 자발적으로 고립·은둔 청년 지원 사업에 참여 신청한 청년은 4681명으로, 전년 대비 254명 늘었다. 시는 이중 사회적 고립 척도 검사를 거친 1691명을 대상으로 116여개 프로그램을 운영해 1만190건을 지원했다.

올해 사업 참여 만족도 조사에 응답한 239명 중 56%(134명)는 경제활동을 시작했고, 74%(177명)는 직업훈련·교육과 자격증 취득을 통해 진로를 탐색한 것으로 집계됐다. 참여자들이 가장 큰 도움을 받은 분야는 '일상회복(40.2%)', '자기 인식·심리적 안정(33.5%)', '사회진입 시도(17.6%)', '대인관계 개선(8.8%)' 순이었다. 특히 사업 참여 후 청년들의 사회적 고립감 회복 정도 조사에서 고립감은 13%(평균 63.4점→55.3점), 우울감 21.7%(평균 18.5점→14.5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 시장은 "혼자만의 세계에 머물던 분들 입장에서는 한 걸음 밖으로 내딛는 것 자체가 큰 용기와 결심이 필요한 일"이라며 "이처럼 많은 성과가 있었다는 사실이 뿌듯하고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본인들도 힘들지만 부모님들은 아마 몇 배 더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셨을 것"이라며 "자녀와 함께 고민하고 극복하며 보람 있는 결과를 만들어낸 부모님들에게도 박수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고립·은둔청년 지원사업 성과공유회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고립·은둔청년 지원사업 성과공유회'에서 참석자들과 반려식물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오 시장은 이날 청년들과 '반려식물 만들기' 체험을 함께하며 소통했다. 이어진 토크콘서트에서 조씨는 "식물을 키우기 위해서는 물을 주고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한데, 우리의 삶도 다그치지 않고 각자의 속도대로 살아가도 괜찮다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고립 청년 부모 이모씨는 "반려식물을 키우듯 아이가 꽃을 피울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함을 배웠다"고 했다.

시는 지난 5년간의 성과와 개선점을 분석해 내년에는 고립·은둔 청년 지원모델을 고도화하는 한편 회복과 관리 중심의 지원체계를 확장해 초기 개입과 사전예방적 지원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생활권 중심의 발굴을 강화하기 위해 자치구별 권역센터를 확충하고, 초기 정책 참여의 문턱을 낮춰줄 온라인 프로그램도 늘린다. 또 기지개컴퍼니(모의 직장 실험), 기지개랩(소규모 창업프로젝트), 기지개팝업스토어 등 마음껏 도전할 수 있는 '안전한 실패 공간'을 마련해 고립·은둔청년의 용기 있는 도전을 북돋고, 사회진입을 안정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맞춤형 인큐베이팅할 계획이다.

아울러 정책 대상을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까지 넓혀 부모 교육을 제공하고, 가정에서 청소년기까지 고립·은둔 위기 징후를 조기 포착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오 시장은 "아직도 해는 떴지만 창문으로 비춰 들어온 햇살이 따사롭게 느껴지지 않는 분들이 많을 텐데, 그분들에게 여러분들의 변화가 인사이트(통찰력)를 주지 않을까 싶다"며 "여러분이 그런 변화의 촉진제가 되어주길 바라며, 앞으로도 서울시가 든든하게 함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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