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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판도 뒤흔든 테슬라… 모델Y, 전통강자 제치고 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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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수 기자

승인 : 2025. 12. 25. 17:36

가격·상품성 호평… 연 5만대 가시권
벤츠·BMW 중형과 판매격차 '두 배'
EV·SUV 수요 교차, 인프라는 과제
테슬라 모델 Y가 수입차 시장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가 오랜 기간 장악해 온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경쟁 구도가 모델 Y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양상이다.

2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11월 기준 단일 모델 판매 1위는 테슬라 모델 Y로, 누적 판매량은 4만6927대에 달한다. 연말까지 최근과 같은 판매가 이어지면 연 5만대 판매 돌파도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반면 전통적인 수입차 시장 강자로 자리 잡은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는 같은 기간 각각 2만4937대와 2만1842대 판매에 그쳤다. 모델 Y와 격차가 2배 이상 벌어지며, 사실상 단일 모델 경쟁 구도는 일찌감치 모델 Y 쪽으로 기울었다는 분석이다.

판매 흐름은 국내 수입차 시장의 구조 변화와도 맞물린다. 과거 수입차 시장의 '바로미터'로 여겨졌던 중형 세단 중심 구도가 약화되고, 전기차와 SUV가 판매 상위권을 차지하는 모습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는 모델 Y의 흥행이 일시적인 인기 차종을 넘어, 수입차 시장의 소비 기준 자체가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보고 있다.

모델 Y 흥행의 배경은 가격 경쟁력과 상품성의 조합을 꼽는다. 정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축소 이후에도 판매 가격을 조정하며 5000만원대 초반의 경쟁력 있는 실구매가를 유지했다. 여기에 오토파일럿 기반 운전자 보조 시스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등 테슬라 특유의 사용자 경험이 소비자 선택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테슬라의 플래그십 모델인 모델 S와 모델 X 등에 도심에서도 운전자가 전방 주시만 하면 차가 스스로 주행하는 FSD 감독형이 적용됐다. 향후 모델 3와 모델 Y 등 엔트리 모델로의 확대 가능성도 거론되며 모델 Y 판매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브랜드 이미지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테슬라는 여전히 전기차 시장에서 '기술 선도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고, 모델 Y는 그 상징성을 가장 대중적인 가격대에서 구현한 차종으로 평가받는다. 수입차 한 관계자는 "전기차 구매를 고민하는 소비자에게 모델 Y는 운전자 주행 보조 장비, 가격 등을 비교하는 일종의 기준점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의 요인은 SUV 중심으로 재편된 국내 수입차 수요다. 중형 세단 중심이던 수입차 시장이 최근 몇 년간 SUV 비중을 빠르게 확대하는 가운데, 모델 Y는 전기차와 SUV 수요를 동시에 흡수하는 '교집합 모델'로 작용했다. 세단 대비 실내 공간 활용성이 높고, 패밀리카 수요까지 끌어안으며 판매 저변을 넓혔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당분간 모델 Y의 독주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뚜렷한 경쟁 모델이 부재한 상황에서 가격·상품성·브랜드 인지도를 동시에 갖춘 모델 Y를 단기간에 위협할 차종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특별한 변수나 대형 신차 투입이 없는 한 모델 Y의 베스트셀러 지위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판매량이 빠르게 늘고 있음에도 서비스 인프라 확충 속도는 더딘 편이다. 테슬라의 공식 서비스센터는 전국 15곳에 그치고, 이 가운데 고전압 배터리 수리가 가능한 곳은 9곳뿐이다. 전국 73개 서비스센터에서 전기차 수리를 지원하는 벤츠나, 42개 서비스센터에서 고전압 배터리 수리가 가능한 BMW와 비교하면 서비스 접근성 측면에서 격차가 뚜렷하다는 지적이다.
남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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