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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건설 대진단] 변화하는 서울 ‘재개발’ 기상도…단독 수주는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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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5. 03. 25. 14:08

롯데·GS건설 사업단, '상계5구역' 재개발 시공권 확보
GS건설·한화 건설부문도 컨소시엄 꾸려 '가재울 7구역' 수주
“경기 침체에 서울 ‘수주전’ 양극화…공동 수주 더 늘어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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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모습./연합뉴스
최근 서울 재개발 사업 시공권을 둘러싼 분위기가 다소 바뀌고 있다. 그간 한 곳의 건설사에 시공을 맡기는 '단일 브랜드'로 재개발 가닥을 잡는 재개발 조합이 많았지만, 요즘 들어선 공동 시공 형식인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정하는 곳이 적지 않다.

이는 침체된 건설·부동산 경기가 원인으로 꼽힌다. 그간 재개발 조합은 분양 후 아파트 가치 상승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고 평가받는 단일 브랜드 아파트만을 원했지만, 공사비 급등·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이에 건설사들이 재개발 입찰을 망설이자 아예 컨소시엄에 공사를 맡기는 것이다.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건설·GS건설로 구성된 컨소시엄인 '하이파이브 사업단'은 서울 노원구 '상계5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권을 확보했다.

상계5구역은 인근 재개발 사업지 중에서도 사업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서울 지하철 4호선 불암산역 도보 1분 거리 초역세권에 위치해있는 데다, 수도권 제1순환 고속도로·동부간선도로도 가까워서다. 여기에 재개발 사업 목표 또한 지상 최고 37층·2016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를 건립하는 것이고, 사업비도 7000억원에 달해 건설사들의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지난해 9월부터 본격화한 정부·은행의 대출 규제, 정치적 불확실성, 공사비 급등 등의 이유로 상계5구역 재개발 조합은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10월과 11월 두 차례 시공사 입찰을 진행했지만, 경쟁 입찰이 성사되지 않아 연이은 유찰이 발생한 것이다. 당시 하이파이브 사업단만 단독 입찰을 한 것으로, 결국 이곳 조합은 이달 15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해당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최종 결정했다.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 7구역 재개발' 조합도 지속된 유찰 끝에 컨소시엄 시공사 입찰을 허용해 시공사를 선정했다. 지난해 말 이곳 조합은 GS건설·한화 건설부문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재개발 시공사로 확정했다.

가재울 7구역 재개발은 공사비 6137억원을 투입해 지상 최고 26층·1407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짓는 프로젝트다. 당초 조합은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최초 입찰을 받을 당시 컨소시엄 불가 방침을 내세운 결과 무 응찰을 겪었다. 이후 컨소시엄 허용으로 입찰 조건을 변경했지만, 2차 입찰에서도 참여 건설사를 구하지 못했다. 다만 세 번째 입찰에 GS건설·한화 건설부문 컨소시엄이 참여함에 따라 사업이 더 지체되지 않은 채 시공사를 정할 수 있었다.

컨소시엄의 서울 재개발 추가 수주 소식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 중구 신당10구역 재개발 조합은 이달 초 시공사 선정을 위한 네 번째 입찰공고를 냈다. 이 가운데 조합은 이번 입찰부터 컨소시엄의 사업 참여를 허용하기로 했다.

앞서 두 차례 유찰을 겪은 후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물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했지만, 삼성물산이 입찰을 포기하며 서둘러 시공사를 선정하기 위해 조합이 컨소시엄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그간 GS건설·HDC현대산업개발 사업단이 조합에 컨소시엄 방식을 제안했던 만큼, 실제 입찰에 나설 경우 시공사 선정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원자잿값·인건비 상승에 따른 원가율 하락으로 서울 재개발 사업지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한남4구역 등 한강 변 혹은 강남권 사업장엔 수주전이 발생하고 있지만, 그 외 사업지에선 유찰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향후 건설·부동산 경기 회복을 낙관하기 어렵고, 공사비 하락 요인도 마땅치 않다 보니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정하는 재개발 사업지는 더 많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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